구 대전형무소(기억의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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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대전광역시 중구 중촌동 16-11
탐방로그
대전 중구 중촌동 16-11 옛 대전형무소 터를 찾았다.

사적지 사진 상세설명

없는 사람이 살기는 겨울보다 여름이 낫다고 하지만 교도소의 우리들은 없이 살기는 더합니다만 차라리 겨울을 택합니다. 왜냐하면 여름 징역의 열 가지 스무 가지 장점을 일시에 무색하게 해버리는 결정적인 사실, 여름징역은 자기의 바로 옆사람을 증오하게 한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모로 누워 칼잠을 자야 하는 좁은 잠자리는 옆사람을 단지 삼십칠도의 열덩어리로만 느끼게 합니다. 이것은 옆사람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 나가는 겨울철의 원시적 우정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형벌 중의 형벌입니다.
이글은 도산 안창호 선생이 대전감옥에서 아내에게 보낸 편지입니다.
아내 혼자 다섯 명의 아이를 키우며 고생하는 것에 대해 미안함과 특히 자식을 잘 키우기를 소망하는 아버지의 마음과 모든 사람을 대할 때 사랑이 제일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큰 사람의 큰 그릇임을 새삼 느끼게 합니다.
나의 사랑하는 아내 혜련! 내가 이 경우에 처한 것을 위하여 근심하지 말고 모든 것을 자연에 맡기고 집안일을 돌아보면 아이들을 교양하는데 수고하는 것으로 낙을 삼으시오. 당신이 만일 수심하는 빛을 띄우고 있으면 집안에 화기가 없어지고 따라서 아이들의 신체발육과 정신발달에 큰 영향을 줄 터이니 내게 관한 모든 것은 아주 없어진 양으로 일소하여 버리고 가정에 유쾌한 공기와 아이들의 활발한 기상을 만들기로 주의하시오. .. 중략
'사랑' 이것이 인생의 밟아나갈 최고 진리입니다. 인생의 모든 행복은 인류간 화평에서 나오고 화평은 사랑에서 나오는 때문입니다. 그와 같이 사랑이 있는 사회는 화평의 행복을 누립니다. '사랑'을 최고 진리로 믿고 사랑을 실행하는 사람의 사랑으로 인하여 가정이나 사회에 화평의 행복이 촉진될 것은 물론이거니와 가족보다 먼저 사회보다 먼저 사랑을 믿고 사랑을 품고 사랑을 행하는 그 사람 자신의 마음이 비상한 화평 중에 있음으로 남이 헤아리지 못할 무상한 행복을 받을 것입니다. 그런즉 내나 당신이 앞에 남아 있는 시간에 우리 몸이 어떤 곳에 어떤 경우에 있던지 우리의 마음이 완전히 화평에 이르도록 '사랑'을 믿고 행합니다.. - 1933년 6월 1일 〈대전감옥에서 써보낸 편지〉 -
대전 중구 중촌동 16-11에 위치한 옛 대전형무소 터를 찾았다.
기억의 터
이 글은 신영복 선생의 옥중서간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서 일부를 발췌해 온 글로
수감 당시의 대전교도소의 상황과 신영복 선생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글입니다.